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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bye, 나의 애마





이번주 화요일이었죠...
저는 왜 그날 그녀석을 꺼내고 싶었을까요? 한두달 지하실에 방치해둔게 미안해서였는지, 조금은 얇아진듯한 내 허벅엔진을 다시 달구고 싶었는지 암튼 먼지에 퀴퀴해진 이녀석을 오랜만에 꺼낸 날이었습니다.

경찰서앞 지하철역에 꽁꽁 묶어두고는 기분좋게 출근. 
함께 지하철을 탄 사람들 손에는 제법 우산이 들려있더군요. '오늘 비온다고 했나?'

결국 오후부터 내린비는 기록적인 폭우을 쏟아부었고 서울은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그녀석 어떡하지...
그녀석도 샤워좀 하겠지 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비가 내렸기에 3일동안 발만 동동 구르고 가보지도 못했습니다.

결국 비가 갠 금요일밤 늦게, 인사동에서 멋진 저녁모임을 하고는 그 지하철역으로 그녀석을 맞이하러 갔죠. 



이렇게 많은 비를 그냥 맞았으니 얼마나 더러워져있을까
설마 벌써 녹슨건 아니겠지
그지역은 잠수된건 아니니 큰 탈은 없을꺼야
너무 미안하네 그녀석한테...

이런 생각을 하며 부리나케 계단을 뛰어올라 경찰서 옆편에 놓인 자전거 거치소에 갔습니다. 이녀석 타고가면 오늘 새로 꺼내입은 이 바지는 바로 세탁을 할수밖에 없겠군.. 이라는 별생각을 다하며 갔는데 그녀석은 제가 꽁꽁 묶어둔 그자리에 없더군요.

단단히 삐졌을까요?
그 긴 폭우속에 자기를 내버려둔 주인이 그리 야속했는지 묶어둔 자물쇠마저 흔적없이 그녀석은 어디론가 가버렸습니다.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런...

꽤 안좋은 마음으로 집까지 걸어왔네요. 그동안 다른 녀석들보다 유난히 라이딩한 횟수도 적고 덜 이뻐해준 셈인데 많이 미안하기도 하고... 전에는 안장만 바꿔놓으셨던 꽤 배려깊다고 생각한 그 분이 이제 몸체까지 아예 가져가신걸까요... 훗.

집에 와서 딸한테 아빠 자전거 누가 가져가버렸다고 얘기하니까 그래도 위로한다고 안아주네요 ^^ 그 포옹덕에 그래도 금새 마음이 풀렸습니다. 대신 딸아이가 '아니, 바로 그럼 거기 경찰서에 신고를 해야지... 아빠 바보구나?' 라고 핀잔을 주네요 ^^

이제 철티비나 한대 들여야할까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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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더분 M/D Reply

    정든 물건을 본의 아니게 떠나보내는건 참 속상한 일인데 말이죠... 심심한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곁에서 위로해 주는 따님이 있어서 그래도 다행이네요. 그런데 전에 뽀로로때도 그렇고 자꾸만 따님께 혼나는 아빠가 되시는 것 같......? ㅎㅎㅎ

    • BlogIcon bruce ✈ M/D

      그러게요. 앞으로도 점점 늘어날것 같습니다 ^^

  2. BlogIcon 러브드웹 M/D Reply

    아직도 자전거를 가져가는 사람들이 있군요. 분명 동네 중고딩 녀석들일터
    근처에서 잠복하면 잡을 수 있습니다.
    뭐 락카질을 했겠지만요

    • BlogIcon bruce ✈ M/D

      와서 잠복좀 해줘 ㅋㅋ

  3. hoho M/D Reply

    한국인의 피에는 좀도둑 근성이 있는거 같습니다. 도둑이 되어도 큰 도둑이 되어 다른 나라를 정복한다던지 해야되는데 작은 도둑들만 기승을 부리는군요. 저도 자전거 2대를 누가 훔쳐갔습니다.

    • BlogIcon bruce ✈ M/D

      에궁. 속이 많이 쓰리셨겠습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