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IT Column

언택트, 그리고 아마존 고 (Amazon Go)





그런 음식점은 일본에서 처음 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음식점에 계산대나 점원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입구에 자판기처럼 음식 주문기가 전부인 그런 음식점... 자판기에서 메뉴를 고르고 현금이나 카드로 계산하면 끝이다. 자동으로 음식은 주문되고 자리에 앉으면 음식이 내어져 온다.


국내에서는 백종원의 멸치국수 집이 그런 경험의 대표적인 곳으로 기억난다.

당시에는 신선했던 그런 메뉴 주문 자판기. 처음 경험하면서도 이거 굉장히 널리 확산되겠다 싶었던 경험이었는데...


사람과의 스트레스나 긴장감을 피하고 싶은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

귀찮기도 하고, 누군가와 준비되어 있지 않은 대화에 바로 노출된 경우 실시간으로 내 자신과 내가 하는 표현이 흐트러진다는 측면에서 부담감을 느낀다. 그렇기에 그런 것들을 피하고 싶은 것은 모두에게 내재된 욕구 중 하나인데 최근 그런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ICT 기술이 완성되감에 따라 그런 자판기처럼 경험에 실질적인 변화가 오고 있다. 


쇼핑할 때도 자꾸 점원이 질문하면서 따라 붙는 것이 귀찮고, 메뉴를 고르는데도 누군가가 기다리면서 받게 되는 그런 압박감이나 부담감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싶다. 기존에 사람과 부대끼면서 하던 많은 경험들이 그저 스마트폰 화면으로 하는 걸 더 선호하고 점차 많아지는 것도 그 욕구와 다르지 않다. 전화통화보다 카톡을 더 편해하고, 물어보는 것보다 폰으로 검색하는 것을 더 찾게 된다. 분명 시간이 더 걸리는 비효율적인 작업임에도 그런 비대면 경험을 더 찾게 되는 것이다.


언택트(Un-tact)

국내에서만 만들어진 마케팅용 콩글리쉬이지만 의미있는 개념어로 보인다. Contact 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언택트. 위에서 말한 그런 욕구를 가리키는 말이다. (해외에서는 쓰지 않는 말이니 밖에 나가서 쓰면 안된다 ^^)


사람과 되도록 접촉하지 않고 일련의 경험을 끝마치게 할 수 있는 것.

그런 경험들이 여기저기서 시도되고 있다.





최근 필자에게 가장 의미있는 실경험의 혁명적 변화는 아마존 고 (Amazon Go) 가 주고 있다. 이미 많이 알려진 것이지만 아직 못 본 분들은 아래 동영상을 보기 바란다. 컨셉이 아니고 이제 실제 매장이 씨애틀에 오픈했다.





수많은 센서 기술과 카메라, 딥러닝 알고리즘이 적용된 아마존 고. AI 스피커보다 더 확실한 경험의 변화를, 알파고보다 더 눈에 보이는 당장을 체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올해 가장 빨리 경험해보고 싶은 분야이기도 하다.

이 아마존 고가 주는 경험은 그동안의 기다란 대기 라인과 번거로움을 없앴다는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다 준다. 몇가지 자잘한 이슈나 문제를 던져줄 수는 있겠지만 저런 경험적 변화에 수반되는 작은 비용으로 보일 뿐, 대세를 거스르진 못할 것 같다.


아마존 고를 바라보면서 기술적인 문제를 던질 수도, 일자리 문제를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그런 다양한 시각은 차치하기로 하고... 과연 사람들이 아마존 고를 경험하면 어떤 부분을 가장 가치있게 여길까?

만족스러운 경험이 빠르게 확대될 때 그 코어에는 이 '언택트' 욕구가 있지 않을까? 계산대 대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크지만 그와 함께 그 어떤 곳보다도 느낄 수 있는 저 자유로움. 위 동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일련의 쇼핑을 하면서 그 누구도 마주치지 않는다. 주류를 구입할 때 신분증 인증하는 정도? 


식료품은 그나마 덜 하겠지만 의류 매장이나 화장품 등 언택트 욕망이 극도에 달할 수 있는 성격의 매장에서는 위와 같은 경험이 절실할 것이다. 내가 원하는 상품을 그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없이 선택할 수 있는 자유로움은 오프라인에서 좀처럼 갖지 못하던 경험이다. 오프라인에서조차 온라인에서 느끼던 그런 자유로움을 만끽하도록 하는 것, 아마존고가 가지고 온 또 다른 가치로 보여진다. 


사람 대면에 대한 스트레스, 현대사회에 유독 상대적으로 커보이는 이슈이긴 하지만 사회 전반에 걸친 경험적 변화 기저에는 그 부분을 건드리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저런 경험들이 늘어나면 반대 급부 역시 등장할 것이다. 다시 한번 인간적인 대면으로 무장한 컨시어지형 서비스가 차별적 요소로 등장하기도 하겠지만 지금 주목할 만한 변화에 이런 언택트(Un-tact) 욕구가 숨어있음을 마케터나 서비스 기획자들은 잘 꿰뚫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