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oftware & UX

TV UX 어떻게 진화해야 하나 (2): 실패했던 이유와 TV만의 컨텍스트 이해






2018/03/12 - TV UX 어떻게 진화해야 하나 (1) : TV에 시도되던 경험들(Experiences)과 실패



#1편에 이어 이어집니다...



II. 실패했던 이유와 TV만의 컨텍스트 이해


쉽게 말해 스마트폰 같은 데서는 잘 먹히던 경험들이 TV에서 실패했다면, TV가 스마트폰과는 다른 독특한 환경이나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일 것이다. 그 TV만의 특성은 무엇일까? TV가 접한 환경과 그런 환경 속에서 TV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속성을 생각해 보자. 제대로 된 UX의 진화를 고민하려면 사용자와 그 컨텍스트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TV는 린백(Lean Back) 성향임을 이해해야 한다


소파에 기대 앉아 (린백) 수동적인 감상을 하려는 대부분의 사용자들에게 스마트 TV는 갑자기 적극적인 정보 탐색 (린 포워드, Lean Forward) 성향을 요구한 것이 실패 원인이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하루 종일 린 포워드 행태를 치른(?) 이들에게 TV는 오아시스 같은 휴식처일 것이다. 편하게 기대 앉아 즐기는 린백 행태의 기기인 TV를 다른 스마트 기기와 동일하게 접근해서는 안됐었다




TV 앞 사용자의 귀차니즘을 이해해야 한다


사용자들이 다양한 즐길 꺼리가 있음에도 TV를 선택해 앉았다는 것은 만사가 귀찮을 때가 많다. 손 끝으로 까딱까딱 리모콘을 건드리면서 채널 zapping을 하는 정도는 괜찮지만 에어 리모콘을 들고 마우스처럼 뭔가를 찾게 하거나, 심지어 리모콘의 상하좌우 버튼으로 스마트 TV 상에 타이핑을 하게 한다고? 어불성설이다. 



무엇보다도 TV는 ‘미디어 감상’ 기기임을 이해해야 한다


모니터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서 PC처럼 접근했던 다양한 시도들이 있다. TV를 통해 웹브라우징을 하고 소셜네트워킹을 하게 하는 그런 시도들… 많은 실패를 했다. 물론 보조적으로는 그런 서비스들의 영역이 일부 있긴 하지만 주객이 전도되면 안된다. TV는 각종 영상 미디어를 그냥 감상하는 것이 중심인 기기이다. 그게 아니라면 이미 스마트폰과 노트북으로 사용자들의 씬은 옮겨졌을 것이다. TV의 첫화면을 스마트폰처럼 배치한다거나 자꾸 뭔가를 사용자에게 물어보면서 인터랙션하고자 해서는 안되는 이유이다.


몰입보다는 주의 분산이 허용됨을 이해해야 한다


또 하나 간과하면서 실패하기 쉬운 생각이, 사용자들이 TV를 볼 때 꽤 몰입할 것이라는 가정이다. 이 역시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볼 때와 꽤 다른 점이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TV를 시청하는 사용자들은 얼마든지 딴 짓(?)을 하면서 즐기기를 원한다. 과일이나 과자 같은 간식을 먹을 때도 많고 강아지를 쓰다듬거나 손톱을 손질하며 TV를 보는 것을 즐긴다. 거실이라는 열린 공간의 특성상 그렇게 주의가 분산될 수 밖에 없는 환경임을 이해해야 한다. 3D 안경과 같은 기구를 씌워 주의를 차단하거나 눈동자의 시선 응시를 센싱해서 명령으로 받아 들이는 그런 시도들이 TV와 맞지 않는 이유이다.


이렇듯 TV는 다른 스마트기기와 다르게 봐야 하는 속성들이 존재한다. 큰 화면을 가진 기기로 스마트한 플랫폼을 얹기 너무나 매력적인 대상이라고 해서 마냥 모바일 OS와 그 곳에서의 행태를 그대로 전이시키면 백이면 백 실패하기 쉬운 이유이다. 그 동안 TV에 시도되던 것들 중 대중화되지 못한 것들을 되새겨보면 모두 위에서 말한 특징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이다.


이렇게 TV가 스마트 진화 열풍에 제대로 편승하지 못하는 사이, TV의 ‘주변기기’들이 그런 스마트 UX 차원에서는 추월하는 상황이 되었다. 플랫폼이라는 것의 속성상, TV 제조사처럼 운영체제의 활용과 주변기기들과의 통합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빅플레이어가 헛발질을 많이 하면서 써드파티 주변 기기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요즘 해외 직구몰 등을 보다 보면 손바닥만한 TV box 라는 기기를 5만원 정도만으로도 구입할 수 있다. 집안에 있는 TV가 아무리 구닥다리여도 이 OTT TV box를 연결하기만 하면 막강한 스마트 TV로 거듭나게 된다. 오픈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이런 OTT TV box의 대중화에 날개를 달아줬다. 그리고 이런 작은 TV box 제조사들 뿐만 아니라 구글도 크롬캐스트와 같은 기기를 통해 더미(dummy) TV의 가치를 한껏 올려주고 있다. 

KT는 기가지니라는 음성인식 비서 기기를 TV와 연결해서 TV에서의 음성 제거 경험을 한 단계 올리고 있고 최근에는 인터넷 공유기들도 미디어 재생 기능을 내장하면서 TV로 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런 주변기기들의 빠른 이해와 진화로 자칫 TV 제조사들은 그냥 깡통 같은 TV만 만들어도 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온갖 스마트한 경험들은 주변 기기들이 커버하고 있으니 그저 TV는 화면을 송출하는 모니터로서의 역할로만 전락할 수도 있어 보인다. 그런 TV의 dummy화가 되지 않고 제대로 된 스마트 TV로서의 경험을 만들어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까지와는 좀 다른 Smart 경험, 그런 입장에서 TV가 주목해야 하는 UX와 그 트렌드를 몇 가지 꼽아본다.



#3편으로 이어집니다

TV UX 어떻게 진화해야 하나 (3) : TV가 주목해야 하는 UX와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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