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학교다닐 때에도 절대 멀리서 학교다니는게 싫어 기숙사나 근처 하숙집을 구했었던 나

여자친구를 사귈때에도 못생긴 건 용서해도  집 먼것은 용서못했던...

어딘가를 오가는데 있어 길에다 쓰는 시간과 비용에 대해 그렇게 민감했었나보다

회사 사무실이 여기저기 옮겨지면서, 자연스레 내가 사는 집도 그 근처로 따라 다닌다.

그러다보니 집에서 사무실이 이 크나큰 서울에서도 그리 멀리 떨어지는 일이 없다.  길어야 40~50분 거리?


그런 길을 다니는데 있어 처음 택했던 것은 역시나 지하철

그러나 한여름 지하철 2호선의 불쾌함과  출퇴근 시간의 지옥철 경험은 이내 지하철이란 수단을 멀리하게 되고..

그나마 좀 나았던 버스

막혔을때의 그런 막막함이 역시나 두려웠지만  그래도 회사가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이니...
지하철역보다 집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쉽게 버스를 택했고, 종점에 가깝던 탓에 앉아서 갈수도 있어 좋았다

그 앉아가는 시간에는 PMP로 미드를 즐기거나 신문/책을 읽는 등 아무런 부족함 없이 나름 만족스러운 출퇴근을 즐기고 있었는데...


어느날인가..

인도에 다갈색으로 칠해진 독특한 길들이 비로소 존재하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평소에 걸어다닐때에는 그다지 눈길이 안갔던 길인데...  내가 사는 동네에는 어디를 가도 이러한 다갈색 길들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는 눈에 들어온 것은, 그 길을 자유롭게 다니고 있는 자전거...



'그래... 회사도 멀지 않은데 내가 왜 자전거를 생각못했지?'

'자연스레 운동도 되고 교통비도 줄이고, 게다가 환경 보호까지 -_-;'

'요즘 신문 구독하면 자전거 준다는데 그런데 어디 없나...'

 
마치 드디어 내 삶에 있어  운명이라 할 수 있는 하나의 친구를 만난듯  '자전거' 를 사기로 마음을 먹었고

그 후로는 전엔 눈에 안띠던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게 되었는데, 어찌 그리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많은지...

역시나 까페 같은 곳을 검색하며 이런 저런 자전거도 보게되고

내가 보통 생각하는 그런 일반 아저씨 자전거 (신문 구독하면 주는^^) 를 '철티비' 라 부르는 것도 알게 되고

요즘 유행하는게  바퀴가 작고 예쁜 그런 '미니벨로' 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래저래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만나게 된 한장의 사진...
 




  ...  누구냐 넌 ...


분명 저렇게 안그렸었다

유치원때부터...  그림이란걸 처음 그릴때부터 그리던 '자전거' 의 모습은 저런 모습이 아니었다

충격이었다

저런 자전거가 있다니...   그리고 예뻤다...




그리고 접히는게 이렇게까지 된단다

충격의 연속이었다

스트라이다  라는  영국에서 온 녀석이었다


그동안 카메라들을 수집하면서 '로망' 이라는 단어를 그 세계에서 써왔지만

또하나의 '로망' 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갖고 싶다


너무나도 갖고 싶었지만  당시 내 머리속에 유년시절부터 자리잡은 '자전거' 란 녀석의 가격을 생각하면, 도저히 살 수 없는 비싼 녀석이었다.




스트라이다 매뉴얼에 나온다는 사진인데 오드리 헵번처럼 보이기도 하고... ㅎㅎ

보통 자전거를 타는 여인의 모습은 영화 '모넬라' 를 제외하고는 이뻐보인적이 없었는데 ^^





내가 '가격'이라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게 만든 결정적인 잡지 사진이 바로 이것이었다

출퇴근 복장과 너무 잘어울리는 저 메트로 LOOK

빌링햄 가방을 크로스로 맨 저 영국남자의 포스는 '저게 바로 내가 가야할 모습이야~' 라고 나에게 외침을 가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마우스는 벌써 [결제] 버튼에...




결국 이 녀석은 내 친구가 되었고

내가 선택한 것은 파란 삼각형  이었다




한강변을 따라 이녀석과 함께하는 출퇴근 길은  하루 일과중 그 어떤것보다도 활력을 주는 것이었고

이 녀석으로 인해 관심을 갖게 된  작은 것들까지, 나에게 있어 이 녀석이 가져다 준 선물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스트라이다 주차된 모습)

이 녀석을 주차할 때는 이렇게 뒤집어놓아야 하는데  이런 모습때문에 길가던 사람들이 죄다 쳐다보고 신기해한다 ^^

이런 '시선'들도 이녀석이 주는 부가적인 선물




스트라이다 로 인해 내 뱃살은 어느새 내려가더니  허벅지에 자리잡았고

덕분에 좀더 작은 사이즈로 옷을 사야할만큼  내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삼각형' 이라는 별명이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고마운 삼각형' 이 된 것이다.


어제는 모처럼 따듯한 주말이라 이 녀석과 함께 한강을 나갔는데

이 스트라이다 를 타고 계신, 머리가 희끗희끗한 멋쟁이 할아버지를 만났다.

아마 나도 이 녀석이 가져다준 고마움 만큼  이 녀석을 이뻐하면서 이녀석과 백년해로 하지 않을까 싶다 ^^



2007/12/03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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