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와이프는 아직까지도 터치폰을 싫어합니다.
다른 폰도 아니고 심지어는 아이폰마저도 잠시 전화하라고 주면 던져버리고 싶다고 합니다 ㅎㅎ. 십년이 넘게 피처폰만, 그것도 거의 폴더폰만 써오던터라 키패드가 죄다 하드버튼으로 드러나있고 버튼 하나하나가 또각또각 확실히 눌리는 그런폰에 익숙해져있어서겠죠.

스마트폰의 생경함은 둘째 치고 전화번호를 누르거나 메시지를 보낼때 눌러야하는 키패드가 화면 터치로 되어있는 것이 그렇게 아직까지 불편한가봅니다. 저도 사실 피처폰을 쓰던 시절에는 터치 피처폰들의 키패드가 영 마음에 안들긴 했습니다만 아이폰이나 갤럭시S 와 같은 스마트폰들의 쿼티 터치에 익숙해지다보니 이제 터치키패드에 대한 거부감은 거의 없어졌습니다. 그건 대신 스마트폰에 대한 이야기이고, 굳이 터치키패드까지, 그것도 쿼티로 쓸일까지 별로 없는 피처폰을 다시 쓰라고하면 저는 여전히 터치가 아닌 하드키패드를 갖춘 녀석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피처폰에서는 확실히 그것이 빠르고 편하니까요
 



사진의 예는 하드버튼이긴 하지만 쿼티인 스마트폰의 예입니다만, 그렇다면 기존의 이런 하드키패드가 가진 한계는 뭘까요?

분명 터치형 키패드보다 편하고 확실한 느낌이 있습니다만 이녀석의 한계도 분명 존재하죠. 두가지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

1. 공간을 차지한다는 것
2. 정해진 키로서 기능밖에 못한다는 것


첫번째 이유, 공간을 그만큼 차지하는 것은 사실 어쩔수 없는 부분이죠. 하드 키패드를 넣어야하니 LCD 가 그만큼 작아져야 하거나 (블랙베리의 예) 아니면 슬라이드 방식으로 키패드를 본체 하단에 넣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곤 합니다.

오늘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바로 두번째 한계에 대한 것인데요.

하드키패드들은 위 사진에서도 보듯 '이 버튼은 무슨무슨 버튼입니다' 라고 다 인쇄가 되어있죠. 그래서 그 버튼은 해당 기능으로밖에 사용이 안됩니다. 한글과 영문, 숫자가 모두 필요하기에 저렇게 3가지 문자가 함께 프린팅되어있는 모습이 흔한 모습입니다. 물론 저런 형태가 컴퓨터의 키보드처럼 충분한 크기와 갯수를 갖춘 키보드라면 별 문제가 없습니다만 휴대폰처럼 작은 기기에서는 한계로 작용할수 있죠.

요구되는 기능은 꽤 많은데 키패드 숫자가 몇개 되지 않고 저렇게 기능이 정해져있으니 응용이 힘들어집니다. 피처폰 키패드에서 Fn키 조합이나 shift 키 조합과 같은 것이 용이했다면 훨씬 더 편하게 다양한 기능을 수행했을텐데 말이죠

최근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을 봤습니다.

삼성전자가 Verizon 을 통해 출시한 Alias2 라는 녀석입니다  ('Zeal'이라고도 하네요)  피처폰이구요




이렇게 생겼습니다.

액정 힌지가 특이하긴 하지만 얼핏 보면 별다를 것 없는 피처폰이죠. 좌우 상하로 여닫는 폴더폰은 기존에도 있었기때문에 (특히 일본에는 많습니다) 별 특징이 없어보입니다만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바로 저 키패드 부분입니다.

여느 폴더폰처럼 하드버튼 방식으로 버튼이 하나하나 눌리는 그런 키패드인데요, 독특한 점은 바로 저 버튼 하나하나에 전자잉크(e-ink) 를 적용하여 키 프린팅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시말해 버튼 하나하나가 디스플레이인 셈이죠.

전자잉크(e-ink)라고 하면 아마존 킨들이나 인터파크 비스킷과 같은 이북(e-book) 리더의 전유물처럼 여겨진 물질이었죠. 아래 e-ink 를 채용한 전자책들에 대한 제 예전 포스팅들입니다.

2010/04/26 - 전자책의 가능성을 보여준 비스킷 사용후기
2009/09/18 - 소니 제품중 가장 실망했던 이녀석, PRS-700
2009/07/21 - 처음 맛본 e-ink, NUUT 리뷰

e-잉크는 이북리더에서만 써야되는 것처럼 누구나가 인식하게될 정도였는데요, 그 아이디어를 휴대폰 키패드에 적용시켜버리고 있는 겁니다.

이 삼성전자의 한 피처폰은 그저 그런 또하나의 폰처럼 세상에 아무런 임팩트 없이 나왔을지 모르지만 저는 이 소식을 보고 상당히 흥분했는데요, 머리 뒷통수를 맞은 것처럼 '아, 저생각을 왜 못했지?' 라는 충격과 함께 저 아이디어에 저절로 박수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버튼 하나하나가 디스플레이 이기에 폴더를 이렇게 세로로 열면 키패드 인쇄가 이렇게 바뀌는 것이죠. 이게 핵심입니다.

휴대폰을 사용하는 씬과 현재 휴대폰 화면에서 요구하는 기능에 맞게 키패드의 각 버튼이 유기적으로 변할수 있다는 것... 물리적으로는 기존에도 가능했겠지만 단말 버튼 하나에 다 인쇄가 되어있어버리니 핫키로 쓰는 몇개키 말고는 이렇게 활용이 불가능했던 것이죠

저에게는 키패드의 희망을 넘어 혁명과도 같은 아이디어였습니다.
껌벅껌벅이며 그다지 유쾌한 경험을 주지 못했던 이북에서의 전자잉크가 이렇게 멋진 활용분야를 찾은 것이니까요. 물론 이것의 사용감은 실제 물건을 써봐야 알겠습니다만 직감적으로도 느낄 수 있을만큼 아주 cool 한 제품입니다.

정해진 기능으로밖에 쓰지 못했던 그간의 하드타입 키패드의 한계... 이처럼 전력소모도 거의 없는 전자잉크가 이 분야에 적용된다면 그 한계는 아주 쉽게 허물어질수 있을 것입니다. 이 아이디어는 비단 휴대폰뿐만 아닌 mp3 플레이어나 리모콘 등 다른 소형 기기들의 버튼들에도 UX에 있어 상당한 자유로움을 가져다줄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떠신지요?



오지오스본이 나오는 동영상 광고네요 ^^


삼성전자가 이 아이디어에 대한 특허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느 누군가는 이 아이디어를 보고 상당한 응용제품들을 이미 만들고 있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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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9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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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난다날아의 생각

    flysky's me2day 2010/11/19 09:52

    휴대폰 키패드, 진화의 가능성을 발견하다

  2. 아이폰으로 카메라딸린 헬기를 조정하자, Airdrone

    뒷골목인터넷세상 2010/11/19 12:28

    세계에서 가장 큰 유통업체중 하나인 Brookstone에서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 1위로 뽑힌 Airdrone사의 아이폰용 카메라 헬기입니다. 본사 웹페이지를 보시면 미국, 유럽 뿐만 아니라 러시아, 그리고 이웃나라 일본까지 결코 싸지 않은 이 헬기의 열풍이 식지 않아 진정한 2010년 연말 대박 아이템으로 자리메김하고 있네요. 그저그런 2채널의 헬기처럼 보이나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폰용으로 제작된 어플리케이션을 아이폰에 설치하면 바로 여러분..

  1. 4호 2010/11/19 08:31

    2006년에 KT향으로 출시되었던 DMB폰의 업그레이드 모델이네요. 2중 힌지!

  2. 기애 2010/11/19 08:31

    삼성에서는 예전에도 이런 비슷한 (사방향을 터치로 해서 상황에 따라 적합한 기능을 매핑한) 시도를 했었고 -제품도 꽤 많이 팔렸을꺼에요- 기술을 응용한 '새로운' 시도라 그 자체에서 의미는 있어보이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다이나믹 키배치가 얼마나 사용하기 쉬울지는 의문이에요. 키패드의 가장 큰 장점은 안보고도/생각을 안해도/찾지 않아도 몸으로 익혀졌기 때문에 입력이 빠른게 아닐까 싶거든요. ㅎㅎ

    • BlogIcon bruce™ 2010/11/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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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아. 기애야. 그 variation 이 너무 많으면 안되겠지. 한 2~3개 셋트만 있으면 그정도 학습은 통할듯 싶어. 그리고 그 기존의 시도는 아마 삼성의 '소울폰' 같은거 얘기하는거 같다. 그것도 아이디어는 좋았으나 터치라서 좀 아쉬웠다는 ^^

  3. BlogIcon 기름쟁이 2010/11/19 11:28

    이런 내용의 블로그나 기사를 볼때면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새로운 기능과 경험을 항상 마지막에 해야하는지 그것도 많은 비용을 부담하면서 말이죠
    특히 자동차 많드는 회사가 더욱 그렇지만...,
    좋은 내용 잘보고 가요 ^^

  4. 지나다 2010/11/19 11:48

    와~ 아이디어가 너무 멋져요. 바로 제가 원하던 키패드네요.
    터치싫어 옵큐쓰는데 키패드가 생각했던거 보다 불편하더라구요.

  5. BlogIcon 세아향 2010/11/19 11:57

    완전 신기한데요^^
    정말 하루하루 신기한것들이 쏟아지듯 나오는데...
    좋은 정보 소개 감사합니다^^

  6. reno 2010/11/19 18:51

    예전에 삼성전자에서 프로토타입으로 저와 유사한 폰을 만들었었어요. 그 때는 각 키패드가 전자잉크가 아니라 컬러디스플레이였어요. 그 당시 상용으로 생산되지 않은 이유가 컬러디스플레이 버튼의 단가였데요.

    • BlogIcon bruce™ 2010/11/2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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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컬러디스플레이로는 배터리를 감당못하는지라 상용이 어려울거에요. 버튼 하나하나에 LCD 적용하는 것도 무리구요

  7. BlogIcon 기름쟁이 2010/11/20 16:20

    항상 마지막에 한다는거는 뭐 별다른 것은 없고 새로운 기술들의 대부분이 외국에서 출시 및 발표가 되고 나중에는 그보다 못한 기술의 제품들을 비싼 로열티지불하고 사용한다는 말이죠 ^^

  8. 에스텔 2010/11/20 16:27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이네요 버튼의 기능이 바뀌는거라면 기존의 버튼한계를 뛰어넘을수 있고 폰의 디자인에도 변화의 계기를 마련해줄수 있으니 말이죠 개인적으로 저런 쿼티가 나와준다면 정말 탐이나네요 우선 현재의 자판키도 음각으로 세겨진거라 벗겨지거나 그런 문제가 있는데 적어도 그런 문제는 사라지겠네요(대신에 AS시 버튼교체에 따른 엄청난 비용이 걱정되네요 ㅡㅡ;;)

    • BlogIcon bruce™ 2010/11/2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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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손에서 나는 땀이나 기타 고려해야할 요소들이 많을텐데... 결국에는 극복이 되지 않을까요? ^^

  9. BlogIcon pavlomanager 2010/11/24 11:23

    헉 이렇게 기발한 휴대폰 버튼이 나오다니..

    국내에서도 상용화 될수있을까요?

    • BlogIcon bruce™ 2010/11/2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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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일단 휴대폰 디자인을 보면 국내에서 통하기는 쉽지 않아보이는데요, 저 아이디어를 가지고 좀더 슬림한 폰이 나올수 있다면 괜찮을것 같습니다

  10. Mr.Storm 2010/11/25 22:08

    음... 우리나라에서도 SNS특화폰으로 내세우면 좋을텐데...

    과연 내세울 수 있을까요? 잘해봐야 스마트폰으로 낼것 같은데...

    • BlogIcon bruce™ 2010/11/27 08:54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네. 진화시킬 분야가 꽤 다양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대로 없어져버리지 말고 많이 양산되었으면 하네요

  11. BlogIcon 킴세 2010/11/27 08:51

    글을 서문을 읽으면서 '이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게 상품화되어 나온거군요.
    괜찮은 아이디어인듯!!

  12. BlogIcon 씨디맨 2010/12/01 09:33

    가끔 모바일폰으로 타이핑 힘들대는 그냥 생각하면 알아서 써지는거 나오면 좋겠다 이런 생각도 들더라구요. 그런거 나오면 좋긴할텐데, 손도 안아프고 그냥 생각하면 쭉쭉 ㅎㅎ 언젠가는 나오겠죠 ? -_-;;

  13. BlogIcon 호야 2010/12/02 10:26

    대단하네요... ㅋ 심플한 아이디어 눈에 확 들어오에요 ㅋ

  14. BlogIcon mark 2010/12/13 01:44

    요즘 모바일 폰은 이제 개념이 달라져서 아이폰 아니라도 그게 그것 같고...

    • BlogIcon bruce™ 2010/12/14 12:40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그쵸. 정말 많이 달라졌죠. 그만큼 아이폰이 그 전형을 보여줬기에 많은 follower 들을 보고 있다고도 보여집니다